3월 2일 오늘은 노동당에서 국회 앞 시민 필리버스터 진행을 도맡아 하기로 정해져 있던 날입니다. 2월에 정해진 것이었으니 국회 필리버스터와 함께 시민 필리버스터의 마지막 날을 노동당이 마무리하게 되리라고는 생각치 못했습니다.


3월 1일 자정에 맞춰 나온 속보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침몰하였음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1919년 3월 1일 전국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터져나왔던 외침은 일제 강점에 맞선 조직적인 투쟁의 메아리였습니다. 하지만 97년이 지난 2016년 3월 1일 국회에서 날아온 속보는 모처럼 만의 뜨거운 지지를 협상의 조건으로 팔아 넘긴 민주주의 침몰의 사이렌이었습니다.


집권여당 새누리당은 물론 최대 야당 더불어민주당까지 이 정도 수준에 불과합니다. 전현직 국회의원은 20대 국회에 들여보내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입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국회가 어떻게 새로워질 수 있을지 막막합니다.



4월 13일 총선이 끝나고 나면 곧 4월 16일입니다. 바닷속으로 기울어지는 배 안에서 두려움에 떨었을 수많은 희생자들을 생각하면 아직도 목이 메입니다. 오늘 필리버스터에서도 2014년 지방선거 때에 박근혜 대통령의 악수를 거부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됐던 세월호 유족분들의 청와대 면담 요청에 대한 기억을 말씀드리며 잠시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부끄러운 것은 아직도 세월호의 슬픔을 지나간 것으로 만들지 못하고 있는 자신입니다.


우리는 맹골수도로 향하는 대한민국호에 탑승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아도 잃어버린 기본적인 권리는 언제 찾게 될 지 모르는데 정부는 쉬운해고 재촉하는 노동개악을 강행하고 있고 민주주의와 정치는 최대야당에 의해서 내던져지고 말았습니다.


2016년 3월 1일이 2016년 4월 13일을 설명하는 데에 빠질 수 없는 날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전혀 새로운 선택과 실천을 해야 하는 상황에 있음이 필리버스터 중단 속보를 통해 드러났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소원은 민주주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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